훌륭한 서퍼가 되는 법 (feat. 스타트업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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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과 인생의 파도?

서핑을 하는 법을 배울 때 우선 파도와 친해져야 한다고 한다. 파도를 타는 것에 익숙해져야 하기까지 시행착오를 얼마나 많이 겪을지 직접 해보지 않아도 왠지 상상이 된다.

때론 사업도 인생도 파도를 타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도하던 의도치 않던 여러 차례의 파도를 만나고 그에 반응해야 하는 숙명을 가진 한 명의 ‘인간’일 뿐이다.

누군가 ‘겸손’이란 ‘예수나 부처 앞’에서나 유효한 말이라 했던가. 인간으로서 파도를 만나는 숙명은 겸손하게 받아들여하는, 거부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숙명 앞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파도를 자유자재로 탈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태어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지만 극소수의 사람을 제외하고는 대다수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노오력~’이라는 것을 하고 산다.

#처음 파도를 알게 되었을 때

돌이켜보면 2012년부터 ‘스타트업’이 무엇인지를 알게 된 것 같다. 당시 존슨앤드존슨에서 마케터로 일하고 있었고, 우연찮게 선발된 세계경제포럼 글로벌 쉐이퍼 (Global Shaper) 덕분에 중국으로 썸머 다보스 포럼에 참석하게 되었었다. 당시 직장에는 휴가를 내고 참가했던 나는 세계 각국에서 뽑힌 글로벌 셰이퍼들 중에 ‘20-30대 창업가’가 많다는 사실에 놀랐다. 향후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을 찰나, 막연히 MBA를 가볼까 했던 나는 그들에게 창업을 먼저 해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그리고 인상적이었던 것은 개인의 진로 고민만 하기에 바빴던 나에 비해, 그들은 행사장에서도 호텔 안에서도 쉬는 시간에도 무언가 몰두하여 끊임없이 일하는 모습이 정말 멋있었다.

“스타트업/창업이 뭐길래, 어떻게 저런 열정이 생겨나는 것일까?” 

그런 열정이 계속 궁금하던 찰나에, 스타트업계에 있는 사람들을 자주 보게 되었다. 처음에 패스트트랙아시아/야놀자/넥스트매치(아만다)의 정새봄 이사, 아이디인큐(오픈서베이)/한국신용데이터의 김동호 대표, 위즈돔/소풍의 한상엽 대표, 당근마켓 김재현 대표님, 고벤처포럼의 고영하 회장님, VCNC(비트윈) 박재욱 대표, 버즈빌(허니스크린) 이관우 대표를 만나고 알게 되면서 이 세계에 발을 들여놨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나에게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천해주기보다는 자신들의 경험에 근거한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많이 해주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분들을 내가 처음 만났을 때와 비교하면 업계에 지금은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시는 분들. 당시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은 많지는 않았지만 도울 수 있는 것은 도왔고, 내가 배울 수 있는 부분에는 많은 조언을 받았었다. 이 외에도 많은 분들이 있지만, 한국에서 맨 처음에 스타트업에 입문하게 된 게 언제였나?를 생각해보면 이분들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당시 사업하느라 바쁘실 텐데 나에게 시간을 써준 것에 감사한 마음이 든다.

2013년 고벤처포럼 고영하 회장님이 선물해주신 잡보장경

#파도와 친해지기

파도는 예고 없이 왔다. 사실 창업이라는 것은 내가 50-60대쯤 한 번 해볼까? 의 도전 정도라고 생각했었다.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라는 두려움과 스스로의 질문이 내 머릿속을 지배할 때였다. 그런데 직장을 다니던 중 우연찮게 쉬는 시간 짬짬이 상상하던 프로젝트를 실제로 진행하게 되었고 (당시 소녀시대의 의상 아트 콜라보레이션) 각종 미디어에서 관심이 집중되어 핸들링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 이후에 사업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검증도 많이 못했지만, 회사에 더 이상 다닐 수가 없는 외부의 기회들과 만남들 때문에 어쩔수 없이 생각보다 일찍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실전에서 가설을 검증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가는 과정 중에 어려움도 많았지만, 운도 많이 따랐다. 그 당시는 지나가는 까페에 커피를 마시고 있어도 나의 사업과 관련된 분들을 만나게 되고 조언도 받았고, 자금에 대한 고민이 있으면 이를 해결할 아이디어와 도와줄 분들도 만나게 되고, 함께할 팀원이 필요한데 적극적으로 찾지 못할 때 내가 딱 원하는 경험치와 능력의 친구가 직접 나를 찾아오기도 하는 등 나로서는 사실 믿기지 않은 일들이 생겨났었다. 이 때가 내가 처음 느낀 사업의 ‘파도’였다.

#초보자의 파도타기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일단 직장을 나와서 시작이라도 해보자 하는 생각으로 창업에 관련된 책도 섭렵하고, 업계 사람들을 아름아름 알아가며 사업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 폭풍 집중했었다. 당시 복층 짜리 오피스텔을 하나 얻어서 먹고 자며 밤새 일하는 게 일상이었다.

처음에는 내 생각과 아이디어를 직접 실행하고 결과를 보는 것이 정말 즐거웠다. 불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일정 규율이나 제약이 없어진 자유로운 상황 자체도 행복했었다. 그 기간은 약 초기 6개월 정도였다. 그 이후에는 사업을 좀 더 사업답게 하면서도 나라는 사람이 과연 사업을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정체성의 혼란과 내면의 두려움과 싸우는 정신노동에도 많은 시간을 쓰게 되었다.

물론 처음 사업을 하면서 세웠던 ‘가설’들을 하나씩 실행해나가면서 내가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을 분별하는 것을 배웠다. 또 환경에 따라 필요한 것과 불필요한 것들 – 그게 일이든 만남이든 기회이든 – 을 분별하는 훈련도 많이 했다. (젊은 여성 CEO로서는 ‘남자의 의도’를 골라내는 것도 일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나는 작게나마 파도를 한 사이클 경험하는 기회를 가졌고, 그것이 내 그릇 안에서는 적당한 파도였기에 지금까지 또다른 파도를 위해 일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고 믿는다. 그 파도조차도 막상 겪을 때는 힘들고 좋은 느낌의 롤러코스터를 심하게 탔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니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파도를 만나게 해주신 신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3번째 창업하는 회사에만 투자한다.’라는 철학을 가지신 투자자가 있다.

첫 창업 당시에는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었는데, 지금은 왜 그런지 어렴풋이 이해가 된다. 처음 파도를 타는 사람은 파도를 탈 수 있는 내적 역량이나 포텐셜은 있을지 몰라도, 시도 때도 없이 내 의지와 상관없이 흔들리는 파도와 그 파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요소들을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이 첫 파도를 탈 때 100% 발휘하기가 힘들다는 것. 그것 때문이 아닐까.

 #훌륭한 서퍼는 파도를 탓하지 않는다

멋진 파도를 타기 위해 하루 종일 적절한 파도를 기다려야 한다. 너무 작지도, 너무 크지도 않으면서 적당히 높은, 해변으로 밀려오는 그 한 번의 파도를 위해 몇 시간을 보드 위에서 기다린다. 훌륭한 서퍼는 완벽한 파도를 타기 위해 매일 넘어지며 연습하고, 기다린다. <창업가의 일> by 임정민

창업/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벤처 투자자의 활동도 서핑과 닮았다는 글도 읽었다. *서핑과 벤처 투자의 11가지 공통점 (WSJ 월스트리트 저널 by JOHN GREATHOUSE) https://goo.gl/ZTqfkp

서핑과 벤처 투자의 11가지 공통점

‘린콘벤처파트너스(Rincon Venture Partners)’의 존 그레이트하우스 파트너는 늦은 나이에 서핑에 입문했다. 그가 서핑과 벤처캐피탈 투자의 공통점을 소개한다.

kr.wsj.com

현재, 파도를 맞이하는 나의 마음이 첫 사업을 하던 때와 엄청나게 다르다. 콰라에서 힘이 나고 일하는 재미가 동시에 큰 시너지를 낸다.

내가 부족한 부분을 월등히 잘하는 좋은 동료들과 좀 더 중요한 것에 집중할 수 있는 평안한 마음. 조급한 마음보다는 평정심을 가지고 다음 단계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좀 더 이성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마음. 적당히 외부 활동과 마케팅 홍보 활동에서 어느 정도 발란스를 맞출 수 있는 마음.

지금 내 삶에서 사업에 임하는 자세는 굉장히 심플하다. 일에 있어서 심플하다는 뜻이라기보다는, 마음이나 자세에 있어서 롤러코스터를 쉽게 타거나 휘둘리지 않는다는 뜻에 가깝다.

내게 맞는 파도가 올 때까지 부단히 나 자신을 훈련하고 노력하는 것이 내가 할 일. 지금이 내가 QARA 에서 맞이하는 이 것이 두번째 파도인지 세번째 파도인지 잘 모르겠다. 그러나 ‘파도’인 것은 확실하다. 이런 파도를 맞이해서 내가 노력하고 싶고 잘 하고 싶은 분야의 덕목은 ‘인내, 힘을 빼는 것, 집중하는 것’이다.


최근 일주일 동안 집중해서 읽은 <권도균의 스타트업 경영 수업> 에서 내 스스로 배운 게 많다. 나의 첫 사업부터, 컨설팅했던 다양한 스트타업들, 콰라 직전에 참여했던 스타트업 등 이 모든 경험과 시행착오가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아래 내용은 나를 위한 쓴소리이자 달콤한 조언이라 생각하며 정리했다. 더 힘을 내서 스타트업 경영에 집중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자신만의 이타적 사명을 가져라. 훌륭한 기업으로 가는 길 

진정한 사업은 이타주의에 기반한다. 사업은 이웃의 필요와 고통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이웃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구체적인 것을 시도하는 것이 사업이다.

린 스타트업의 원리 

첫째, 창업가 스스로가 가진 것은 ‘실험해본 적 없는 가설’뿐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제품이나 사업 계획서를 만들기보다 자신의 사업의 가설이 무엇인지 먼저 규정한다.

둘째, 사무실에 앉아서 탁상공론하지 말고 사무실 밖으로 나가 잠재 고객을 만나서 가설을 검증하는 과정, 즉 고객 개발을 한다.

셋째, 애자일 개발 방식을 따라 MVP를 만들어 이를 통해 고객의 문제점을 하나씩 해결하고 고객의 반응을 확인하며 배우는 과정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면서 점진적으로 발전한다.

숲을 만들고 싶으면 숲의 모습을 상상하지 말고 삽을 들고 땅을 파고 나무 한 그루를 심고 물을 주는 일을 해야 한다. 살아 있는 숲을 만드는 길은 살아 있는 나무 한 그루, 땅 한 뼘을 만드는 것에서 시작한다. 

가장 큰 불만을 가진 고객은 가장 위대한 배움의 원천이다 – 빌 게이츠

Your most unhappy customers are your greatest source of learning. By Bill Gates

전진하고 있다고 오해하지 마라. 준비과정은 사업이 아니다.

사업에 집중하라 했더니 사업을 위한 주변 활동에 집중한다. 고객을 만나기보다 홍보에 더 집중한다.

고객을 분석하라 했더니 고객을 분석하는 방법론에 집중하다가 지쳐버린다.

모든 협상 준비에 있어서 첫째로 큰 힘은 ‘안 해도 된다’는 마음가짐이다. 

이번 협상이 안되었을 경우를 대비한 ‘대안’을 마련하는 것.

‘딜 브레이크 deal break’ 조건을 확정하는 것.

세상에 수정하지 못하는 ‘표준 계약서’란 없다.

북극성이 조직을 이끌도록 하라.

에어비앤비 – 숙박 수

왓츠앱- 발신 숫자

이베이 – 총 거래량

페이스북 – 친구를 만나는 것 (14일 내에 10명의 친구를 만드는 것)

용역의 의미 

돈, 경험과 전문성, B2B 비즈니스의 한 분야로 지속 가능한 좋은 사업분야

용역의 기회를 십분 활용하라. 돈도 벌고, 직원 교육도 시키고, 제품도 개발하고 ‘일타삼피’의 기회가 아닌가?

단, 초심을 잃어버리지 마라.

투자는 빚이다. 스타트업에게 투자란 무엇인가?

투자는 구걸이 아니다. 권리도 아니다. 필수가 아니라 옵션이다.

투자에 초점을 맞춘 스타트업은 고객에게 가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 아니라, 남들에게 보여주거나 투자회사의 심사역의 기대와 질문에 맞추는 사업을 했다는 것을 나중에 깨닫고 후회한다. 돈이 아니라 고객이 있으면 뭐든 가능하다. 돈도 따라온다.

사장의 윤리는 회사를 비추는 거울이다.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윤리이다. 윤리는 비즈니스 목적 그 자체이다. By 버진 그룹(Virgin Group) 리처드 브랜슨(Richard Branson)

윤리의식은 후각과 같아서 오염된 향에 취해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감각이 마비되는 경향이 있다.

거짓말 하지 않기, 정직하게 행동하기, 과욕을 부리지 않기,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다른 사람에게 친절을 베풀기 등 인간으로서 지켜야할 당연한 규범을 실천하는 것.

Lean Startup 이미치 출처: https://www.pinterest.co.kr/pin/58687601374033960/

‘몰랐는데 새로 알게 된 것’, ‘내가 잘못 생각했던 것’, ‘예상치 않았던 성공과 실패의 현상들로부터 배운 것’을 주로 이야기하는 CEO 에게서는 건강한 미래가 보인다. 지금 아는 것도 ‘지금까지’ 알아낸 것에 불과하다. 스타트업 경영은 연구자의 길이며, 실험하는 길이며, 배움의 길이다.

지치면 지는 것이고, 미치면 이기는 것이다.

평소처럼. 애쓰지말고 시간을 쓰세요.

이번 주 내내 내가 배운 누군가의 말이 가슴에 와 닿는 주말이다. 파도는 항상 변한다. 내게 다가오는 파도는 똑같을 수 없다. 그럼에도 단련하고 나아가고 노력하는 게 내게 주어진 역할이다.

할 수 있다 콰라소프트! Go Q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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